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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고

탈종교화 시대 종교를 알아야 하는 이유

by 만늉이 2021.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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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책은 오강남 교수가 쓰신 세계종교 둘러보기입니다. 오강남 교수님은 종교학을 전공·연구하시고, 종교와 종교학 관련 다양한 책을 쓰셨습니다. 세계종교 둘러보기는 제목 그대로 세계의 여러 종교들을 살펴볼 수 있는 책입니다. 다양한 종교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하고 또 어떤 가르침을 전하는지 역사적·현상학적 접근으로 설명합니다. 저자가 "대학 신입생 정도의 독해력만 있으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셨다는 말처럼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책의 구성과 내용을 풀어가는 방식도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처럼 친절합니다. 방대한 세계 종교 역사와 철학을 4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으로 개략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지는 의의입니다.

 

 저는 책을 읽고 정리하면서 종교를 두 개의 관점으로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인류의 문화, 지식 등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친 무엇으로서의 종교입니다. 둘째는 "보편적으로 종교적이고 고칠 수 없이 종교적"인 인간의 궁극관심으로서의 종교입니다.

 

"인간이 이루어온 정치, 경제, 문학, 역사, 예술, 철학 등에 대해서 종교적인 요소를 감안하지 않은 채 다 이해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종교적 문맹'은 어쩔 수 없이 문화적, 역사적, 인류학적 문맹을 의미하기도 한다."

-본문 중에서-

 

 인간이 이룬 모든 업적들은 종교적 관심과 종교를 토대로 발전했습니다. 종교는 신학자 폴 틸리히의 표현대로 "궁극 관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궁극적인 것에 궁극 관심"을 갖는 것이 종교입니다. 나는 무엇일까? 세상과 우주는 어떤 질서를 가지고 있을까? 가정과 집단이 잘 굴러가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어떻게 행동해야할까?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이 종교입니다. 정치, 경제, 문학 등 다양한 학문이 발전해온 역사적 맥락에서 생각했을 때 종교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학문이 고도로 발전하더라도 본질적으로는 궁극 관심에 의해 제기된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당면한 궁극적 물음을 물어 보거나 삶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자세가 깊은 의미의 종교적 자세라고 한다면 인간은 누구나 종교적이지 않을 수 없고 시대가 바뀐다고 이런 종교적 자세가 줄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본문 중에서-

 

 탈종교화가 뚜렷해지는 현상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천국과 지옥으로 대표되는 내세관이나, 전통적 권위나 권력으로서의 종교와 종교집단 등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중입니다. 유럽의 성당이 세속적 용도로 변경되는 것과 같이 우리 사회의 성당, 교회, 사찰들도 그렇게 용도변경 될 날이 그리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재래적 의미의 종교는 빠르게 소멸하는 중이지만, 근원적 의미의 종교는 쇠퇴하거나 소멸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삶에 대해 깊은 질문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정도와 깊이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가 다 그런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태도가 종교적이라고 한다면 인간은 모두 종교적인 셈입니다.

 

 '보편적으로 종교적'이고 '고칠 수 없이' 종교적인 우리가 갖고 있는 의문에 대한 답도 종교에 있습니다. 궁극적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불교식으로 말하면)구도열을 가지고 답을 내린 분들이 석가모니, 예수, 공자 등과 같은 분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도저히 답을 내릴 수 없을 것 같은 문제와 질문들도 먼저 답을 제시해준 선배들의 가르침을 공부하다보면 나름의 답이 나올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의례·규범·공동체의 역할을 하던 기존의 종교는 쇠퇴하고 있다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종교적일수 밖에 없는 인간의 의문에 대한 실마리는 종교에 있다는 것입니다.

 

밑줄쳤던 내용들

다음은 제가 책을 읽으면서 밑줄친 부분중 일부와 단상입니다.

 

 

1. 종교를 궁극실재와의 관계에서 얻어지는 변화의 체험이라는 정의가 탁월하다고 느꼈다. 한 명의 종교인으로서 수행을 하고 실천을 이어가게 하는 힘은 나와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데 있다. 내가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학술적으로 이렇게 정의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

 

2. 힌두교는 창시자가 없다? 힌두교가 다신론 또는 단일신론(여러 신을 믿지만 그중 중요한 신을 더 모시는 형태; 이번에 새로 배운 개념이다ㅎㅎ)이라는 사실은 상식으로 알고 있었지만 힌두교의 교조는 누구일까?하고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힌두교는 창시자가 없었다.

 

3. 부처님 당시 승가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불법승 삼보를 세 번 외우는 의식이 있었다. 지금도 법회 등 행사를 시작하기 전에 삼귀의를 한다. 나는 언제부터 삼보에 귀의하는 마음을 내었을까?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겠다는 마음이 지금도 나를 이렇게 이끌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4. 유교, 불교, 도교를 삼발이(삼각대)에 비유한 것. 동아시아의 여러 종교를 하나로 보는 경향을 설명하시면서 삼각대와 같다는 비유를 하셨는데 인상적이었다. 각각이 서로 다른 종교이지만 삼각대가 온전히 기능하기 위해서는 세개의 다리 중 하나라도 없으면 안된다. 셋이면서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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