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읽고

[책읽고] 생각하는 힘, 두뇌보완계획 100

by 만늉이 2021. 1. 28.
반응형

                                                                              두뇌보완계획 100

두뇌보완계획 100을 만난 건 이 년 전이었던 것 같다.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도 생각하는 법, 생각하는 힘의 부족을 느끼고 있던 때, 인터넷에서 우연한 기회로 두보계를 만났다. 책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공부만 하면 정말로 머리가 좋아질 것 같았다. 10일 치 공부를 마치고, 먼저 두보계를 공부한 사람들의 후기는 논리 공부를 하고싶게 만들었다.

 

초반에는 재밌게 공부했다. 추론이란 무엇인지, 참이다, 거짓이다와 같은 논리의 기본 법칙들을 단숨에 공부해나갔다. 하지만 진도가 나갈수록 어려움에 부딪히는 때가 많았다. 이면 넣기를 이면 문장을 결론에서 뿐만 아니라 이면 문장을 이끌어내고 싶을 때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 양화논리를 배우며 "~는 거짓이다.""~가 아니다."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해 끙끙댔던 일 등 더이상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두보계를 공부하면서 생각하는 힘이 조금씩 늘어났다. 무엇보다 읽고 쓰는 방식이 달라졌다. 논리를 공부하기 전 나는 무언가 읽을 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글이 무엇을 말하는지, 그것이 마땅한지 사고하지 않았다. 그저 문자를 읽어내리는 행위를 읽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서도 책을 읽었다는 인상과 느낌만이 내 머리속에 남았다. 논리 공부를 계속해나가면서 책이 저자의 생각을 풀어놓은 결과물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텍스트를 보면서 저자의 생각을 내 머릿속에 재구성하는 힘이 생기게 됐다. 그러면서 쓰는 방식도 달라졌다. 머릿속의 생각을 구조나 얼개 없이 풀어내는 것에서 대강의 틀을 만들고 살을 붙여 생각을 설명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워졌다.

 

내게는 책을 경전으로 대하는 태도가 있었던 듯하다. 전통적으로 책을 귀하게 여기고, 책 자체를 숭고하게 여기는 한국의 문화가 있다면 그 문화는 유교 경전을 반복해서 읽고 그 뜻을 새기는 한국의 전통에서 기인했을 것이며 그러한 문화가 있다면 나는 그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부족했으며 텍스트 자체를 무조건적으로 다 받아들이려고 했던 것이다.

 

책의 저자이신 김명석 교수님이 유튜브를 통해 두보계100강의를 올려두신 적이 있었다. 그 강의 중에서 선생님께서 잠시 사담을 하시는 때가 종종 있었는데, 그 중 한번은 논리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신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책의 끝을 향해가고 있으면서, 나도 김 선생님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논리는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모든 지적인 활동의 주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나 또한 논리를 공부하면서 배우는 기쁨이 무엇인지 늦게나마 알 수 있게 됐다. 배움의 기반이 되는 생각의 틀이 갖춰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책을 다 떼지 못했지만 그동안 두뇌보완계획 100을 공부하며 했던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잠깐 블로그에 글을 남긴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