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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고

[책읽고] 디지털 지구를 위한 안내서 "메타버스"

by 만늉이 2021.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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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시대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어느 교수님께서 요즘은 한 세대가 삽십 년이 아니라 삼 년이라는 말씀을 수업 중에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나이가 아님에도 옛날 사람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더러 있습니다. 저는 기술이나 트렌드의 변화에 둔감한 편입니다. 저는 새로운 것 유행하는 것을 좇기보다는 예스럽고 시간이 지나간 것에서 푸근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나의 삶에 관여하는 정도가 높아지고, 앞으로의 삶에 그 영향력이 적어지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관심이 없던 과학·기술과 IT 분야를 공부해봐야겠다는 저로서는 큰 마음을 먹었습니다.

메타버스. 어디선가 들었던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밀리의 서재를 켜고 "메타버스"라고 검색했습니다. 예상 밖으로 선택지가 많지 않았습니다. 서비스되고 있는 책 중 한 줄 리뷰가 더 좋은 쪽을 선택했습니다. 김상균 교수님이 쓰신 메타버스입니다.

 

메타버스의 구성

먼저, 책의 분량이 꽤 됩니다. 제가 폰트 크기를 약간 확대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적지 않은 분량이었습니다. 읽다가 중간에 알아야 할 내용은 다 본 것 같으니 그만 읽을까하는 고민하기도 했지만 완독했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를 다루는 사례와 현상 위주로 정보를 습득하고자 하는 분은 발췌독을 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책은 총 7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파트 1은 서론과 문제제기의 역할을 하는 장입니다. 메타버스의 개념과 호모 루덴스 그리고 각 세대별 커뮤니케이션 특징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파트2에서 파트5까지는 각각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를 사례 위주로 설명합니다. 파트6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제언을 담고 있습니다. 파트7"메타버스가 낙원은 아니다"라는 장입니다. 메타버스에 대해 제기될 수 있는 도덕적·윤리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란

메타버스는 Meta(초월, 가상)Universe(세계, 우주)의 합성어입니다. 책에서는 메타버스를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현실을 초월한 가상 세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 메타버스 중에서

 

 현실을 초월한 가상 세계라고 하니 뭔가 SF 영화에서 나올법한 미래 세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제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HUD는 증강현실, 제가 요즘 유튜브에서 즐겨보는 곽튜브와 빠니보틀의 영상들은 그들의 삶을 담고 있는 라이프로깅 메타버스였습니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세계입니다.

기회를 찾는 방법이 바뀌고 있다

책에서 읽은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로블록스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게임 안에서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통해 게임 속의 게임을 만들수 있습니다. 놀라웠던 점은 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로블록스에 자신이 상상한 가상 세계를 만들어 다른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면서 돈을 버는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많게는 한해 10억 원이 넘는 거액을 벌어들이며 자신을 도와줄 직원을 채용하는 청소년들도 있습니다

- 메타버스 중에서

 

 제가 놀랐던 이유는 단지 어린 나이에 게임을 통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닙니다. 제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직업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기 때문입니다. 저의 직업관은 전형적인 무엇이었습니다. 정시에 사무실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사무직 노동자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게임 속의 가상세계를 만들어서 수입을 얻고, 만족감을 느낀다면 이 일이 직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물론, 위와 같은 사례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하지만 또한 능력과 기회가 있다면 그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다는 사실을 방증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일하는 기업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기업에 무조건적인 충성을 할 이유가 없어진 겁니다. 메타버스가 우리 사회에 건강한 개인주의가 자리잡고, 다양한 가치가 기회가 될 수 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메타버스와 호모 루덴스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 놀이가 뭘까? 나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즐거움이 목적이 되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즐거움은 뭐지? 또 질문해봅니다. 웃음과 재미라는 두 단어가 떠오릅니다. 또 메타버스와 놀이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쉽지 않은 질문인 것 같습니다. 다만,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후에는 사람은 그 이외의 무엇들을 추구하게 되고 그 무엇들 중 하나가 즐거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그 즐거움을 서로 모여 대면하며 활동하는 대신에 메타버스를 통해 얻을 가능성이 높겠다고 추측해봅니다. 왜냐하면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전통적인 공동체가 사라진 오늘날 다른 이와 협동하고 경쟁하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창구는 메타버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쓸 것인가 쓰임 당할 것인가

소셜 딜레마는 청소년들의 SNS 중독과 사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에서 기인하는 확증편향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넷플릭스 다큐입니다. 다큐를 보면서 인간의 심리를 파고들기 위해 설계된 SNS의 치밀함에 새삼 놀랐고, 각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만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은 우리 사회의 공론의 장을 쪼그라들게 하지 않을까 우려됐습니다. 인터넷과 미디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중에서 아래와 같은 대목을 읽고 저는 깊이 공감했습니다.

 

나는 책이나 긴 기사에 쉽게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 그러나 한 두 쪽만 읽어도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안절부절 못하고 문맥을 놓쳐버리고 곧 다른 할 일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중에서

 

 저자는 자신의 집중력과 사고력이 낮아진 원인을 인터넷의 과도한 사용으로 설명합니다. 나만 이런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면서 앞으로 메타버스가 더 발전하고, 우리의 삶에 관여하는 정도가 더 커진다면 앞으로 우리의 사고방식과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더이상 새로움을 피하지 말자

메타버스를 읽으며 새로운 것을 싫어하고 피해왔던 저를 좀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내가 좋아했던 것만 좇지 말고 새로운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마치며

한 책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기 위해서 책을 읽고 한글에서 10포인트로 A4 두 장의 글을 써야겠다고 혼자 약속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관심이 없었고, 제게는 새로운 분야라 있는 말 없는 말 산만하게 이 말 저 말 갖다 끼워맞춘 글이 된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짜임새 있고 알찬 내용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에 읽을 책은 오강남 교수님이 쓰신 세계종교 둘러보기, 현암사. 입니다. 819일까지 쓸 수 있게끔 나와 약속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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