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읽고

[책읽고] 비움과 절제의 자기관리 "절제의 성공학" -미즈노 남보쿠

by 만늉이 2021. 1. 25.
반응형

 성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성공을 이야기하는 수많은 자기개발서들과 유튜브의 영상들은 성공하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말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끊임없이 도전하라, 기록하라 등 "성공의 비결"은 많습니다. 다 옳은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성공의 덕목을 듣고 있다보면 거부감이 들 때도 많습니다.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성찰은 빠져있고, 기술적·행동적 측면만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웅장하고 비장한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하는 자기개발 콘텐츠를 볼 때는 세상이라도 들어올릴 듯 의지가 넘쳐나지만 이내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버리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제가 내린 결론은 내 생각과 마음은 바꾸지 않은 채 행동만 바꾸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성공은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생각·마음과 실천적 노력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결과만을 생각하고 당위에 매몰되어 그 과정을 간과한다면 원하는 결과에 다가갈 수 없는 것입니다. 미즈노 남보쿠의 절제의 성공학은 이런 점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만난 것은 우연한 기회였습니다. 어느 날, 목탁을 사기 위해서 조계사 근처의 불교용품 점을 들렀습니다. 그 집의 사장님은 목탁에 관한 이야기보다 이런저런 자기의 생각을 말하기에 열중이었습니다. 사장님의 이야기를 으레 나이 많은 분들이 하는 일장 연설쯤으로 흘려 듣다 하나 귀에 들어온 것이 미즈노 남보쿠의 이야기였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관상가라더군요. 집에 와서 그에 대해 검색을 해봤습니다. 꽤나 유명한 모양이었습니다. 그의 철학은 음식 절제를 통해 성공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솔깃했습니다. 책을 주문했습니다.

 

 책의 내용은 일견 당연한 내용입니다. 절제하라, 겸손하라, 음식을 절제하라 등입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주장이 와닿은 것은 외부에서의 성공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닦고 행동을 바르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성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보기 드문 비움의 성공학인 것이죠. "음식 말고 성공을 즐겨라"는 대목에서는 먹는 것 같이 하찬은 것을 성공의 기쁨에 비할 수 있겠냐면서 성공이 기쁘지 않고 음식 먹는 것이 즐겁다면 그렇게 살라고 합니다. 먹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그보다 더 큰 즐거움, 뜻을 위해 살라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이 성공할 것인가를 알고 싶다면 식사를 절제해보라고도 합니다. 식사를 절제할 수 있는 사람은 모든 것을 절제할 수 있고 그러면 성공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식사를 절제하는 것은 마음에 안정을 주고 몸을 보살피는 근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미즈노 남보쿠가 강조하는 성공의 제일 덕목은 절제이며 그중에서도 음식 절제입니다.

 

 이 책을 접한지도 이 년이 되어갑니다. 책 리뷰를 쓰기 위해 오랜만에 다시 펼쳐본 지금 절제를 잘 하고 있었나 돌아봅니다. 작년에 살이 많이 찌기는 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절제를 실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을 좋아하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음식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기를 먹을 때는 나를 위해 몸을 바쳐준 생명들에게 더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니 자연히 생활습관이 바르게 되고, 먹고 마시는 것 이외의 다른 분야에 더 노력을 많이 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책입니다만 모든 것을 음식 절제 하나로 귀결시키는 그의 논리는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은 큰 기쁨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저자도 아마 이런 점을 모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렇지만 절제, 음식 절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의 논리를 단순화했을 거라고 추측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