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어렵다. 글이 써지지 않아 깜빡이는 커서만 멀뚱멀뚱 바라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작가들도 글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헤밍웨이는 한 문단을 완성하기 위해 오전 시간 전부를 작업한 적도 있다고 한다. 생각과 감정을 일정한 형식에 맞춰 문자로 풀어내는 과정은 고통이 따른다. 쓴다는 것은 그래서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실용적인 글쓰기의 고통에서는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다. 보고서, 기획서와 같은 실용문에는 정해진 틀이 있기 때문이다. 논문을 살펴보면 크게 들어가며(서론) - 본론 – 나가며(결론)의 구조를 따른다. 틀이 있고 법칙이 있다. 실용문은 PREP 법칙을 따른다. 주장(Point), 이유(Reason), 예시(Example), 주장강조(Point)가 그것이다. 임재춘 선생은 "쉽고 간편한" 글쓰기 전략으로 프렙을 제시한다.
프렙은 문단 중심의 글쓰기 전략이다. 문단은 생각과 그를 설명하는 이유 그리고 예시를 담아낼 수 있는 글의 척추다. 문단이 모여 하나의 장이 되고 그것들이 모여 한 편의 완성된 책이 된다. 프렙을 읽기 전까지 문단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고, 그 안에서 문장들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도 몰랐다.
내가 알고 있던 글쓰기 지식은 소위 3다가 전부였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보라는 글쓰기의 금언이다. 말이야 맞는 말이다. 많이 해보라니 이것이야 말로 "간절하면 통한다." 같은 말이다. 막연했다. 지금 프렙으로 글을 쓰고 있다. 계속 주장, 이유(방법), 예시를 되뇌고 있다. 글이 써진다. 글쓰기의 답답함이 해소되는 느낌이다.
"프렙"의 메인은 2장과 6장이다. 2장에서는 프렙으로 문단을 생각을 전개하는 방법과 형식으로 소개한다. 6장에서는 그것을 바탕으로 첨삭과 적용을 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장은 글쓰기 일반론에 가깝다. 국토개발계획 같은 단어 쌓기를 피하라든지, 단문으로 쓰라든지 하는 이야기는 새로움이 떨어졌다. 그건 내가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많이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장과 6장의 내용만으로도 책 가격의 10배의 가치는 할 만큼 PREP 법칙은 중요하다.
법칙만 안다고 글쓰기의 고수가 되지는 못한다. 이 글을 쓰면서도 아쉽다. 항상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방법은 실천을 수월하게 한다. 프렙을 읽고 막막했던 글쓰기에서 갈 길을 제시해주는 고해상도 지도를 얻은 것 같다. 글쓰기는 PRE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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